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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으나 가득찬 사이 사이
당신의 눈과 귀와 마음이 있어
나는 나의 눈과 귀와 마음을 가리고
끊임없이 당신이 열라고 요구한다.
무한한 인내와 기다림으로
시간과 공간이 소멸되는 사이
나는 무지의 골이 깊어
안개의 골짜기에 갇혀버렸다.
한줄기 빛에 세상을 다 알아버린 양,
한줄기 소리에 세상을 다 깨달은 양,
살을 태우는 장대비는 무섭고
살포시 적시는 가랑비에 핀 꽃잎만 바라본다.
장대비든 가랑비든 내리는 비는
대지를 적시고
불타는 심장을 조용히 녹인다.